♪ ZICO - 너는 나 나는 너

 

 

평소와 같은 추운 겨울이었다. 횡단보도에서 처음 본 너는, 나와 비슷했다. 방학이라 튀는 색의 염색을 했는데도 같은 머리색 같은 색의 목도리 같은 디자인의 코트 같은 운동화, 우연인줄 알았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냥 아, 비슷하다. 
 
같은 횡단보도에서 또 널 만났다. 오늘도 역시 같은 머리색에 같은 후드 같은 운동화였다. 하지만 역시 다른 생각은 없었다. 아, 오늘도 비슷하구나.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한 후 그때 그 횡단보도에서 마지막으로 본 널 학교에서 다시 마주쳤다. 같은 학교였나. 아직 쌀쌀한 날씨에 후드집업을 걸쳤지만 역시 같은 후드집업이었다.
..이거 안 흔한건데. 기분은 나쁘지않았다. 
 
늘 같은 옷을 입고 서로 눈을 마주치기만 하던 니가 말을 걸었다. 
 
"민윤기," 
 
처음 내 이름을 불렀다. 놀라서 두 눈을 꼭 감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나만 아는 줄 알았던 니가 내 이름을 불렀다. 잠시후 눈을 떠보니 네가 커피를 내밀고 있었다. 
 
"안녕"
"응 남준아 안녕" 
 
너는 내가 눈을 떠서 커피를 건내받을때까지 커피를 들고 가만히 서있었다. 수줍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설렜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가끔 같은 옷을 입고 마주치기만 했던 너와 나였다. 그런 이유로 설렐 수 있을까, 
 
니가 나에게 인사한 이후로 내 신경은 온통 너였다. 어딜가도 네가 있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고, 거리를 지나며 내가 입은 옷과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볼때면 너일까 유심히 쳐다봤다. 하지만 넌 없었다. 며칠동안 내 눈에 띄지않았다. 이상했다. 네가 나에게 한 일이라고는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부르고 커피를 건낸것 뿐이었다. 이상하게 그런 별 것 아닌 이유만으로도 널 좋아하고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다시 널 마주쳤고 역시 같은 옷이었다. 같은 셔츠 같은 맨투맨 같은 운동화, 반가워서 먼저 말을 건내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윤기야"
"..."
"좋아해" 
 
다른생각은 없었다. 아, 같았구나. 너와 나는 같았구나. 어느새 겨울이 지나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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