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째 날씨가 흐렸다. 어두웠고, 습했다. 일방적이고 짧은 대화만 며칠, 그 후 서로 외면했고 같이 살면서도 말 하지 않은지도 어느새 2주를 채워가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서로는 눈치채고 있었지만, 굳이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않았다. 그런 관계에서, 그런 고요함 속에서 남준이 먼저 침묵을 깼다. 
 
"형 어디 아파요?" 
 
대답은 하지않았다. 며칠전부터 앓고있었고 남준은 이제서야 알아챘다. 
 
"형 말 좀 해보라고 어디 아프냐고 묻잖아요 윤기야"
"닥쳐 왜 관심이야" 
 
말하며 앓고 있던 침대에서 벗어났다. 듣고 있지도 않았던 남준의 목소리가 듣기 싫었다. 몇주째 듣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별 거 아닌 이유에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화가 났다. 남준과 같은 공간에 있기 불편했다. 불쾌하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 반면에 남준은 다른 것 같았다. 김남준은 내 팔을 붙잡았다. 
 
"형 어디 가는데 내가 묻잖아요"
"왜 갑자기 나한테 관심이냐고"
"형." 
 
김남준의 팔을 뿌리쳤다. 버티지 못 했다. 서로 사랑했음에도 난 더 이상 김남준을 버티지 못 했다. 사랑이란 감정도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 같았다. 
 
"왜 갑자기 나한테 관심이야? 왜? 이제와서?"
"형한테 관심 없던 적 없어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웃었다. 몇주째 누구 때문에 눈치보고 작업도 못 했는데, 관심 없던 적이 없었다니 
 
"지랄하지마 아팠을 때 바쁘다고 나갔던게 누군데 시발,- 
 
버텼다. 무관심에 익숙해져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고 버티고 있었다. 
 
난 너한테 다 주는데 넌 나한테 섹스말고 주는 게 뭐가 있었어?" 
 
벅찼다. 그 무관심이 너무 커져서 이제는 내가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 
 
"민윤기."
"다 미안하다면서.
나랑 나눌 수 있던 게 몸 밖에 없었어?" 
 
"미안해요 내가 다 잘못 했어" 
 
그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었다. 대화가 끊기기전 항상 그가 나가며 뱉었던 말이었다. 그 말이 그때는 희망이었고 힘이 되었지만 지금 그 말은 이제 더 이상 소용이 없었다. 
 
"준아."
"네 형." 
 
"난 니가 전부였어 너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 근데 넌 내가 일부더라," 
 
"우리 그만하자, 나 갈게" 
 
마지막 말에도 넌 대답이 없었다. 흐린 날, 오랫동안 끈질기게 이어왔던 우리 사랑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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